2019년 개봉한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은 동명의 일본 만화 『총몽(銃夢, Battle Angel Alita)』을 원작으로 한 사이버펑크 SF 액션 대작입니다.
제임스 카메론이 각본과 제작을 맡고, 로버트 로드리게즈가 감독한 이 작품은 초고도 기술 문명이 폐허 속에 존재하는 미래 세계를 배경으로 합니다. 기억을 잃은 사이보그 소녀 ‘알리타’의 정체성과 성장, 사랑, 그리고 혁명에 가까운 싸움을 통해 관객에게 정체성과 인간성의 본질을 묻는 영화입니다.
줄거리 요약 – 기억을 잃은 소녀, 알리타의 각성
서기 2563년. 대재앙 ‘폴’ 이후 지구는 폐허가 되었고, 지상에는 ‘고철 도시(Iron City)’, 하늘에는 떠 있는 엘리트 도시 ‘자렘(Zalem)’이 존재합니다. 사이보그 의사 ‘이도 박사’는 폐기물 더미 속에서 기억을 잃은 소녀의 머리와 심장을 발견, 새 육체를 부여해 그녀를 ‘알리타’라 부릅니다.
알리타는 순수하고 호기심 많은 소녀이지만, 위기 상황에서 엄청난 전투 능력을 보여주며 자신의 정체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합니다. 사랑하는 소년 ‘휴고’, 모터볼이라는 격투 스포츠, 사이보그 사냥꾼 헌터 워리어들, 자렘의 권력자 ‘노바’와의 충돌을 통해 알리타는 자신이 과거 고대 전투 병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아 싸우기 시작합니다.
세계관의 매력 – 계급 사회와 기술 유토피아의 아이러니
『알리타』의 세계는 명백한 계급 구조로 나뉘어 있습니다.
- 지상(Iron City): 버려진 기술, 고철과 빈곤이 공존하는 도시
- 하늘 도시 자렘(Zalem): 엘리트 계층이 살아가는 이상향이자 독재적 시스템
이 구조는 현대 자본주의와 빈부격차, 기술 독점, 사회 이동의 불가능성 등 현실의 사회 문제를 SF 세계로 확장한 은유입니다. 자렘은 상징적으로 현대 사회의 ‘성공’과 ‘특권’을 뜻하며, 지상 세계 사람들은 모두 그곳으로 올라가기를 꿈꿉니다. 그러나 그곳에 가는 유일한 길은 권력자들의 승인 혹은 누군가의 ‘희생’을 전제로 합니다.
결국 이 영화는 말합니다.
“누가 위에 있고, 누가 아래에 있는가? 그리고 그 경계를 허물 수 있는 건 누구인가?”
알리타라는 캐릭터 – 강함과 순수함의 공존
알리타는 단순한 액션 영웅이 아닙니다.
- 그녀는 기억을 잃은 존재이지만, 본능적으로 ‘정의’와 ‘사랑’을 추구합니다.
- 소녀의 감정과 전사로서의 본능이 충돌하면서, 그녀는 끊임없이 자신을 정립해갑니다.
- 누구도 그녀에게 ‘정체성’을 부여하지 않지만, 알리타는 스스로의 선택으로 영웅이 되기로 합니다.
로사 살라자르가 연기한 알리타는 CG로 구현된 캐릭터임에도 놀라운 감정 몰입도를 보여주며, 영화 전반을 이끄는 원동력이 됩니다. 거대한 눈과 섬세한 표정은, 알리타라는 캐릭터의 인간성과 기계성의 경계를 상징합니다.
액션과 비주얼 – 카메론식 SF의 진수
『알리타』의 액션 시퀀스는 그 자체로 **정교한 무용(舞踊)**입니다.
- 모터볼 경기는 이 영화의 백미로, 스피드, 충돌, 전략, 폭력이 어우러진 고속 액션이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 사이보그 전투 장면은 무게감과 유연성을 동시에 지니며, 인간의 동작과 기계적 움직임의 중간 지점을 정교하게 구현했습니다.
- 또한, CG 기술을 통해 구현된 도시와 하늘, 기술 잔재의 디테일은 제임스 카메론 특유의 ‘실현 가능한 미래’ 세계관을 완성합니다.
주제와 메시지 – 인간이란 무엇인가?
『알리타』는 단순한 사이보그 액션 영화가 아닙니다. 기억을 잃은 사이보그가 스스로를 발견하고, 세상과 싸우며, 결국 자기만의 목적과 감정을 지닌 인간으로 거듭나는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합니다.
- “과거가 정체성을 결정하지 않는다. 선택과 행동이 나를 만든다.”
- “인간성이란 감정, 의지, 사랑, 그리고 고통 속에서 형성된다.”
- “불완전한 존재라도,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싸울 수 있다면 충분히 인간이다.”
함께 보면 좋은 작품 추천
- 『공각기동대(Ghost in the Shell, 1995/2017)』 – 기억과 정체성, 인간성과 기계 사이의 철학적 질문
- 『에lysium(2013)』 – 계급 사회와 하늘 위 도시라는 유사한 구조, 현실의 불평등을 비판한 SF
- 『엑스 마키나(Ex Machina, 2014)』 – 인공지능이 인간성을 획득할 수 있는가에 대한 미스터리한 실험
- 『매트릭스(Matrix, 1999)』 – 인간과 시스템, 자각과 해방의 서사
이런 사람에게 추천한다
- 정체성과 인간성의 본질에 관심이 있는 관객
- CG 기술로 구현된 미래 세계와 정교한 액션을 좋아하는 영화 팬
- 강한 여성 주인공의 성장과 자각을 중심으로 한 서사를 선호하는 분
- 일본 만화 원작의 서사와 감성을 좋아하는 분
- 『아바타』, 『공각기동대』, 『블레이드 러너』와 같은 작품에 흥미를 느끼는 관객
결론 – 이름 없는 전사가 세상을 바꾸는 방식
『알리타: 배틀 엔젤』은 단지 기억을 잃은 소녀의 전투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질문을 다시 던집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싸울 수 있는가?”
알리타는 그 어떤 이름보다 강한 존재입니다. 그녀는 과거도, 타인의 평가도 아닌, 자신의 감정과 선택으로 정의되는 ‘인간’입니다. 그리고 그 진심은, 누구보다 치열하고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