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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플래시(2023): 달릴수록 뒤엉키는 시간

by 킴딩 2025. 3. 30.

 

 

『더 플래시(The Flash, 2023)』는 DC 확장 유니버스(DCEU)의 타임라인을 뒤흔든 작품으로, 플래시(배리 앨런)의 개인적 트라우마와 초능력, 멀티버스의 충돌을 중심으로 한 스릴 넘치는 슈퍼히어로 영화입니다. 시간을 거스르는 영웅의 이야기를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존재의 이유’를 묻는 이 영화는 DC의 세계관을 리부트함과 동시에 슈퍼히어로 장르의 구조를 실험적으로 해체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습니다.

 

줄거리 요약 – 어머니를 살리고 싶었던 소년, 세계를 바꾸다

어릴 적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는 살인 누명을 쓴 채 수감 중인 배리 앨런(플래시). 시간을 초월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깨달은 그는 “과거를 바꾸면 현재도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어머니가 죽지 않은 평행 세계를 만들기 위해 시간선을 거스릅니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곧 멀티버스의 붕괴를 불러오고, 다른 차원의 또 다른 플래시와 조우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세계에는 슈퍼맨이 아닌 슈퍼걸, 벤 애플렉이 아닌 마이클 키튼의 배트맨, 그리고 다시 돌아온 제네럴 조드(마이클 섀넌)가 존재합니다.

혼란 속에서 배리는 깨닫습니다.

“무언가를 바꾸면,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멀티버스와 시간여행 – 매혹적인 상상, 복잡한 구조

『더 플래시』는 MCU의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과 마찬가지로 멀티버스를 주요 설정으로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보다 한층 더 복잡하고 메타적인 접근을 시도합니다.

  • ‘시간은 단순한 선이 아니라 스파게티처럼 꼬여 있다’는 비유
  • 현실 간 경계가 무너지며 서로 다른 차원의 인물들이 충돌
  • 과거를 바꾸려는 시도가 반복될수록 더욱 비극적 루프에 빠지는 주인공

이러한 설정은 흥미롭지만, 일부 관객에게는 다소 난해하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시간은 고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여야 하는 것”

 

캐릭터 분석 – 이중의 플래시, 그리고 돌아온 영웅들

● 배리 앨런 / 플래시 (에즈라 밀러)

이번 영화의 가장 큰 도전은 하나의 배우가 두 버전의 배리를 동시에 연기한다는 점입니다.

  • 하나는 성숙하고 상처받은 배리
  • 다른 하나는 철없고 낙천적인 배리

이 둘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성장하고, 결국 하나가 되어야 할 이유를 찾게 됩니다. 에즈라 밀러는 극 중 코믹한 감정과 진지한 내면 연기를 모두 소화하며 중심을 잡습니다.

● 브루스 웨인 / 배트맨 (마이클 키튼 & 벤 애플렉)

1989년 배트맨이 돌아옵니다. 마이클 키튼은 나이를 먹었지만 여전히 강인한 모습으로 등장하며, “나는 배트맨이다”라는 대사는 팬들에게 뭉클한 향수를 선사합니다. 벤 애플렉의 배트맨 역시 짧지만 인상 깊게 등장하며, 다차원적 연결 고리의 핵심 축이 됩니다.

● 슈퍼걸 (사샤 카예)

새로운 히어로 슈퍼걸은 인상적인 등장이지만, 상대적으로 서사가 약하고 전개에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등장은 DC 유니버스의 새로운 가능성을 암시합니다.

 

주제와 메시지 – 과거를 되돌릴 수 없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더 플래시』는 단지 ‘멀티버스 액션물’이 아닙니다. 이 영화는 상실과 후회, 성장과 용서라는 내면적 주제를 강하게 밀어붙입니다.

배리는 어머니를 살리고 싶지만, 그 결과로 수많은 현실이 무너집니다. 그는 결국 “진정한 영웅이란 고통을 껴안는 사람”임을 깨닫게 됩니다.

“세상을 바꾸려 하지 말고,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

이 영화가 전달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시각 효과와 연출 – 호불호 속의 도전

앤디 무스키에티 감독은 다채로운 시각 효과와 액션 시퀀스를 선보이지만, 초반 CG에 대한 평가는 양극단으로 나뉘었습니다.

  • 타임볼이라고 불리는 시간 여행 공간의 시각화는 창의적이지만 낯설고
  • 일부 장면의 캐릭터 재현(특히 디지털 복원된 인물들)은 다소 이질감을 줍니다
  • 그러나 배트맨 전투, 슈퍼걸의 공중 액션, 플래시의 속도 표현은 여전히 강렬하고 독창적입니다

 

함께 보면 좋은 작품 추천

  • 『저스티스 리그(2021)』 – 플래시의 팀 활동과 초기 활약을 볼 수 있는 작품
  •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2021)』 – 멀티버스와 감정적 성장을 성공적으로 결합한 예
  • 『인터스텔라(2014)』 – 시간의 상대성과 사랑의 감정이 엮이는 철학적 SF
  • 『배트맨(1989)』 – 마이클 키튼 배트맨의 원점, 이번 영화의 감동을 더해줌

 

이런 사람에게 추천한다

  • DC 확장 유니버스의 전개를 놓치지 않고 있는 팬
  • 멀티버스 세계관에 매력을 느끼는 SF/히어로 마니아
  • 배트맨, 슈퍼맨, 슈퍼걸 등 고전 히어로의 다양한 버전을 보고 싶은 분
  • 슈퍼히어로 영화가 단지 액션뿐 아니라 감정과 철학을 담아낼 수 있다고 믿는 관객
  • 에즈라 밀러의 이중 연기와 서사 중심 드라마를 감상하고 싶은 영화 팬

 

결론 – 시간을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마주하는 것

『더 플래시』는 DC의 새 출발점이자, 종착점이기도 합니다. 과거와 현재, 실패와 성장, 가족과 세계 사이에서 한 청년이 선택한 길은 히어로가 되는 것보다도 인간이 되는 것에 가까웠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모든 희망의 시작이 됩니다.

“때로는 멈추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플래시가 우리에게 남긴 조용하지만 강력한 메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