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더 바바둑(2014): 감정적 트라우마의 실체

by 킴딩 2025. 4. 4.

 

 

 

《더 바바둑(The Babadook)》은 제니퍼 켄트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단순한 공포 영화가 아닌 ‘감정적 트라우마의 실체화’를 다룬 심리 호러입니다. 이 작품은 모성애, 상실, 죄책감, 억눌린 감정을 이야기의 중심에 두며 “괴물은 밖이 아니라 내 안에 있다”는 철학적 메시지를 강렬한 이미지로 풀어냅니다.

2014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았고, 호러 영화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대표작으로 꼽히는'슬로 번(Slow-burn) 심리 호러'의 정수입니다.

 

줄거리 요약 – 슬픔에 잠긴 엄마, 그리고 상상 속 괴물

주인공 아멜리아(에씨 데이비스)는 6년 전 남편을 잃고, 혼자서 아들 사무엘을 키우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는 싱글맘입니다.

  • 사무엘은 “보이지 않는 괴물”에 집착하며, 날로 불안정해지고
  • 아멜리아는 아들의 행동에 점점 지쳐가며, 감정적으로 무뎌져 갑니다
  • 그러던 어느 날, 집 안에서 정체불명의 동화책 《미스터 바바둑》이 등장하고
  • 책을 읽은 이후부터 둘의 집에 진짜 괴물 ‘바바둑’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이 괴물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문을 두드리고, 목소리를 흘리며, 마음을 침식시키고, 결국 아멜리아의 내면을 잠식하기 시작합니다.

 

공포의 실체 – 바바둑은 감정 그 자체다

이 영화의 핵심은 단순한 괴물 스토리가 아닙니다. 바바둑은 실체를 가진 존재가 아니라, 주인공 아멜리아가 억누르고 있던 감정의 분출입니다.

  • 남편을 잃은 상실감
  • 혼자 아이를 키우는 스트레스
  • 아들에 대한 사랑과 동시에 느끼는 거부감
  • 자책과 외로움, 분노와 무기력함

이 모든 감정은 현실 속에서는 감춰져 있지만, 《미스터 바바둑》이라는 ‘책’을 통해 무의식 속에서 깨어나 결국 괴물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바바둑은 문을 두드리는 것이 아니다. 바바둑은 이미 그 안에 들어와 있었다.”

 

아멜리아 – 완벽하지 않은 엄마, 진짜 인간

아멜리아는 ‘성녀’ 같은 엄마가 아닙니다. 그녀는 상실감에 잠겨 있고, 현실에 지쳐 있으며, 아이를 사랑하면서도 때로는 혐오하고 두려워합니다.

이 영화가 뛰어난 이유는, 엄마도 인간이라는 사실을 정직하게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 아이의 고통을 무조건 안아주는 존재가 아니라,
  • 자신의 고통과 아이의 존재 사이에서 갈등하는 복잡한 인물로서
  • 아멜리아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인간적인 고뇌와 괴로움을 보여줍니다

그녀는 괴물과 싸우는 동시에, 자신의 죄책감과도 싸워야 하는 존재입니다.

 

공포의 방식 –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무섭다

《더 바바둑》은 점프 스케어나 피범벅보다 심리적 공포를 기반으로 합니다.

  • 어둠 속에서 들리는 소리
  • 문이 삐걱이는 타이밍
  • 그림자와 환영
  • 아멜리아의 꿈과 현실이 뒤섞이는 환각

이러한 연출은 관객에게 '진짜 무서운 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또한 사운드 디자인과 카메라 앵글 역시 매우 밀도 있게 구성되어 관객이 아멜리아의 심리 상태를 함께 체험하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영화의 결말 – 괴물은 사라지지 않는다.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이 영화의 마지막은 전형적인 공포 영화처럼 괴물을 죽이고 끝나지 않습니다. 아멜리아는 바바둑과 싸우는 대신, 그 존재를 인정하고 ‘지하실에 함께 살아가도록’ 선택합니다.

이는 영화가 말하는 바바둑의 정체성, 즉 내면의 슬픔과 상처, 분노와 억눌림을 억지로 없애는 게 아니라, 인정하고 조절하며 살아가는 것이라는 주제와 완벽히 맞닿아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은 작품 추천

  • 《미드소마 (2019)》 – 심리적 해방과 여성의 내면세계를 공포적으로 풀어낸 영화
  • 《더 위쳐 (2015)》 – 종교와 억압, 가족 해체를 다룬 시대적 심리 호러
  • 《허레이디 터리 (2018)》 – 가족 내 트라우마와 정신적 붕괴의 잔혹한 여정
  • 《룸 (2015)》 – 모성과 고립, 해방의 이야기. 바바둑과 주제적으로 이어짐
  • 《더 나이트 하우스 (2020)》 – 상실과 기억, 애도의 감정을 심리 미스터리로 표현

 

이런 사람에게 추천한다

  • 공포 속에 감정의 깊이를 담은 영화를 선호하는 분
  • 모성, 상실, 죄책감을 주제로 한 서사에 몰입하고 싶은 시청자
  • 점프 스케어보다 심리적 압박감이 강한 호러를 좋아하는 관객
  • 안야 테일러 조이 / 플로렌스 퓨 등 여성 중심 공포 영화 팬
  • 감정을 무시하지 않고 직면하는 이야기를 통해 내면을 돌아보고 싶은 사람

 

결론 – 괴물은 결국 우리 안에 있다. 하지만 그것이 나를 삼킬 필요는 없다

《더 바바둑》은 관객에게 단지 ‘무서움’이 아닌 자기 안의 감정과 상처를 인정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제안합니다.

괴물은 없앨 수 없습니다. 하지만 괴물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보고, 함께 살아갈 수 있다면 우리는 조금 더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You can’t get rid of the Babadook.”
괴물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